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이 책을 공유합니다

한인들에게 다양한 책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이번에는 LA중앙일보 이종호 논설실장이 공유하는 책입니다. 똑같은 것을 보고도 이렇게 멋진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에 놀란다. 평범한 단어 하나가 이렇게 많은 사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더 놀란다. 이 책에 실린의 글을 한 편 한 편 읽어 갈 때마다 느끼는 즐거움이자 부러움이다. 저자는 자칭 '문장 노동자' 장석주. 본업은 시인이자 소설가다. 하지만 문학비평가 교수 방송 진행자에 출판기획자로도 명성이 높다. 그러면서도 100권 이상의 책을 냈다. 여간한 사람이 아니고선 이르지 못할 경이로움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는 일관된 메시지는 '쉬어 가기'다. 바람 숲 묘목 봄밤 도서관 자전거 별자리 사과복숭아 석양 어머니…이런 단어들이 무시로 등장하는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위안과 평안의 초장에 와있는 것만 같다. 그럴 땐 경쟁과 속도에 사로잡힌 일상은 까마득한 딴 세상이 된다. 그렇다고 대책없이 위로만 남발하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필자의 이력만큼 깊은 철학적 사유와 인생 통찰 앞에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나는 지난 연말 이 책을 사서 지금까지 아껴가며 읽고 있다. 책 제목 그대로 '가만히 혼자' 무엇인가 읽고 싶은 시간이면 어김없이 이 책을 펼쳐 든다. 이렇게 되새김질해 읽어도 여전히 좋은 책은 흔치가 않아서다. 한인 이민자들 몸은 미국에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한국에 있다. 역사나 문화 정치 사회 문제를 논해도 으레 한국과 관련된 것들이다. 물론 미국에 대해서도 관심은 있다. 하지만 마땅한 정보가 없다. 없는 게 아니라 사실은 너무 많아서인지도 모른다. "미국에 대해 알고 싶은데 어떤 책이 좋아요?" 자주 듣는 질문이다. 그때마다 추천해 주는 게 이 책이다. 제목 그대로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미국 역사책이어서다. 그만큼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사진 많고 그림도 많다. 무엇보다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그것을 설명해가는 서술 방식이 전혀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다. 신대륙 인디언 독립전쟁 골드러시 노예제도 남북전쟁 대공황 진주만 핵폭탄 달착륙 냉전 마틴 루터 킹 베트남 워터게이트 9.11…. 미국 역사 하면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하도 들어 아는 것 같지만 실은 막연하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고맙게도 이 책은 이런 것들을 절묘하게 정리해 놓았다. 저자는 독일 사람이다. 이게 중요하다. 그래서 더 객관적으로 미국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 입맛에도 더 잘 맞다. 이 책 한 권이면 미국 역사 기본은 한다.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자식 손주들 앞에서 "아 그 사건 그 정도는 나도 알지"라는 말도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2018-06-01

[이 책을 공유합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책을 읽은 지가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몇 년간 딱딱한 내용의 책들을 읽고 지식을 습득하는데 치중했던 나였다. 책 소개를 준비하면서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던 소설책들을 다시 들여다 봤다. 게 중에 박완서 작가의 책들에 눈이 많이 들어온다. 고등학생 시절,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책으로 박완서 작가를 처음 알게 됐다. 작가의 성장 과정과 한국 전쟁의 상처를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인데 박완서라는 사람의 어린 시절도 언뜻 알 수 있다. 또한 우리 할머니 세대의 시대와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과 같은 책이다. 일제치하와 6.25의 역사 속에서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해 겪는 생활사들이 담겨 있다. 할머니와 아버지께 드문드문 듣던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 안에는 시대가 달라도 변하지 않는 가족의 정서가 있고 누구나 겪는 성장의 여정이 있었다. 박완서 작가는 솔직한 감정들을 책에 쏟아낸다. 푸근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깊이 있고 날카롭다. 무엇보다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아름다워서 글을 읽고 있자면 안도감이 든다. 아픈 역사이건 아쉬운 어떤 것이건 간에 제목의 '싱아'라는 식물처럼 어떤 곳 혹은 어느 시대에는 더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전해 듣는다는 게 나의 다음 세대 그리고 그 다음 세대들에게는 더욱 생소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 끝자락에 연결되어 공존하고 있고 그 끝나가는 이야기들에 좀 더 쉽게 친근해 질 수 있지 않을까. "정신상태 내지는 지적 수준을 남이 넘겨짚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것도 일종의 잘난 척, 치사한 허영심인 걸 알았다"고 말하는 그의 솔직함에 놀라기도 했었고,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견디는 것"이라고 한 말을 두고도 한동안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었다. 박완서 작가의 별세 소식을 이제서야 알았다. 지금은 더 좋은 곳에서 남편 그리고 아들과 행복하실 거라 생각해본다. <김민지·캘스테이트LA 대학원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박완서의 대표작 중 하나다. 맑고 진실하게 그려낸 자전적 소설로 1930년대 개풍 박적골에서의 꿈같은 어린 시절 그리고 1950년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서울에서의 20대까지의 이야기를 촘촘히 복원해낸 소설이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가’는 그 이후의 이야기, 일제 말기와 해방 그리고 6.25전쟁까지 자신의 삶과 굴곡 많은 한국 현대사를 담아냈다. 박완서는 느지막한 나이에 등단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성장했다. 1970년 마흔이 되던 해에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서 소설 ‘나목’으로 등단했고 1980년대 중반 이후 여성문학의 대표적 작가로 주목받으며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 동안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으로는 데뷔작 ‘나목’을 시작으로 ‘목마른 계절’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아저씨의 훈장’ ‘겨울 나들이’ ‘도둑맞은 가난’ ‘도시의 흉년’ ‘휘청거리는 오후’ ‘그 가을의 사흘’ ‘엄마의 말뚝’ ‘살아있는 날의 시작’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미망’ 등 그 시대의 사회적 풍경 그리고 여성문제를 다룬 다양한 소설들을 발표했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2018-03-28

[이 책을 공유합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미국에 살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한인들이 공감하고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번에는 보잉사 수석 시스템 엔지니어이자 라번대 겸임교수인 손국락씨가 책을 공유했습니다. 삶이 문득 지루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 매일 반복되는 일이 구태의연하고, 현재의 상황이 감옥 같다는 느낌이 들면, 잠시 모든 것을 접어두고 떠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럴 때면 만사를 제쳐놓고 나서야 한다. 여행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기차여행은 낭만적이다. 기차여행은 우리에게 삶의 경계선을 넘어서는 해방감을 제공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삶 속에서 편안함을 안겨주는 '파란집'을 찾아 기차여행을 떠난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용기있는 행동일까. 그것은, 먼 여행을 떠나 지금의 자기가 아닌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내 영혼의 창이 열리면서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들이 하나씩 풀려나는 듯하다. 나날의 과제도 고민도 사라져버리는 듯한 시간과 공간의 여행, 이 모든 것들이 창밖의 풍경과 더불어 순식간에 정화된다. 그러나, 열심히 달려와 자신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어린 시절이 머물러 있을 '파란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공허감만이 에워싸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모든 것들이 낯설고, 이방인이 된 자신, 그리고 어린 시절은 단지 아름다운 추억 속에서 미화된 '파란집'이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그렇지만, 이 같은 공허감을 만나기에 현실에서 맞닥뜨린 외로움과 단절감은 치유될 수 있는 것이다. 그곳은 단지 우리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의 판타지를 놓아둔 공간임을 도착 후에 깨닫는 것이다. 또한, 그곳은 영혼의 떨림을 따라 열심히 달려와 자신을 치유하는 시간과 공간임을 깨닫는다. 그러기에, 야간열차는 인생이라는 여정을 의미하는 메타포이다. 나는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떠올리며 다시 책상 가에 앉는다.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나의 쉴 곳은 바로 여기이며, 내 삶의 행복은 이곳에서 얻는 것이라고. 파스칼 메르시어(본명은 페터 비에르)는 스위스 베른에서 출생하여, 하이델베르크에서 철학, 고전문헌학, 인도학, 영어학을 전공한 후,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언어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정신세계, 철학적 인식의 문제, 언어철학 등 폭넓은 인문학 분야를 아우르며 연구 및 저술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인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은 후, 자신 앞에 놓인 생을 그대로 살 것인지, 그게 정말 원하는 것인지를 매 순간 고민하면서, 의무감이라는 십자가를 지고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손국락· 보잉사/라번대 겸임교수>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건가?’라는 작가의 물음에서 시작된다. 일상이 낯설어진 한 남자의 갑작스런 일탈을 통해 숨겨진 인생의 오묘함을 깨닫고 인간 내면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 독일 김나지움(고등학교)에서 고전문헌학을 가르치는 교사인 주인공 라이문트 그레고리우스의 삶은 단조롭고 경직되어 있다. 그런 그가 생애 최초로 일탈을 감행한다. 출근길에 만난 낯선 여인의 자살 시도를 그는 몸을 던져 막는다. 놀랍게도 여인은 그레고리우스의 이마에 숫자를 적고, 모국어를 묻자 ‘포르투게스’라고만 대답한다. 그 단어의 독특한 울림에 이끌린 주인공은 우연히 포르투갈 작가, 아마데우 드 프라두의 ‘언어의 연금술사’를 우연히 손에 넣게 되고, 아마데우의 행적을 쫓아 리스본으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싣는다. 그렇게 아무런 계획 없이 5주간의 여행이 시작된다. 책은 두 번이나 칸국제영화상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던 빌 어거스트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 2013년에 개봉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책과 영화를 모두 본 이들은 두 콘텐츠가 포커스하고 있는 인물들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스토리지만 와 닿는 느낌에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2018-03-16

[이 책을 공유합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자존감 수업

미국에 살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한인들이 공감하고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세 번째 순서에서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 그리고 건강한 가정의 영위를 돕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한인가정상담소의 김동희씨가 책을 공유했습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1978) 저자 모건 스캇 펙 자존감 수업(2016) 저자 윤홍균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삶이 힘들어졌다.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계속 생겨났다. 사는 게 참 힘들다는 생각을 할 때쯤, 심리학과 교수님을 한 분 만났다. 이해 가지 않았던 삶이 그를 통해 조금씩 설명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심리학에 빠져들었다.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사람을 심리학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답이 없어 보이던 많은 일들도 심리학으로 풀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심리학, 정신분석학, 상담학 등의 관련 분야 책들을 읽어오기 시작한 지, 20년이다. 지난 며칠 간 책꽂이를 열심히 들여다 봤다. 김혜남 박사님의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에서는 첫사랑의 아픔이 떠올랐고, 양창순 박사님의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에서는 막말을 작렬하던 못된 상사가 생각났다. 한 권, 한 권, 삶의 고비들을 함께 걸어준 든든한 친구들 같았다. 결국 두 권을 손에 집어들었다. 한 권은 모건 스콧 펙 박사의 ‘아직도 가야할 길’(열음사), 다른 한 권은 윤홍균 박사의 ‘자존감 수업’(심플라이프)이다. 공교롭게도 전자는 40년간 사랑을 받아 오고 있는 스테디셀러, 후자는 지난해 큰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다. 두 책은 닮은 듯 다르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천천히 길을 걷듯 음미하며 읽어야 한다면, 자존감 수업은 재미있는 강의를 듣듯 쉽게 술술 넘어간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도 여럿이다. 아직도 가야할 길은 ‘삶은 고해다(Life is difficult)’라는 첫 문장으로 유명하며, 자존감 수업은 ‘직장은 힘든 곳이다. 그래서 월급을 준다’고 명쾌하게 말한다. 40년 전 미국에서 책을 쓴 정신과 전문의도, 2년전 한국에서 책을 쓴 정신과 전문의도,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두 작가 모두 ‘삶은 힘들다’고 말하는 것보니, 삶은 본래 힘든 것인가 보다. 힘겨운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이 책들이 위로가 또한 해답이 되길 바란다. 참고로 윤홍균 박사의 글은 그의 홈페이지(www.yoonmaum.com )에서도 읽을 수 있다. 쉽고 담백한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자존감 수업’이 더욱 궁금해 질 것이다. <김동희 한인가정상담소 홍보팀장> '자존감 수업'은 윤홍균 정신과 전문의가 자존감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쉽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물론 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문제의 해결책 '자존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까지 제시해 준다. 저자는 책을 통해 만약 당신이 '작은 일에도 쉽게 지치고 무기력하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자주 싸우며 상처받고 후회와 자책을 반복한다면' '진실하고 착하게 살아온 게 되려 억울하게 느껴진다면' '작은 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하느라 시간만 보내고 있다면' 지금이 바로 당신의 자존감을 점검해 봐야 할 때라고 말한다. 심리학과 영성을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책으로 평가되고 '아직도 가야할 길'은 사상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M. 스콧 펙이 1978년에 출판했다. 그의 나이 마흔 두 살에 쓴 첫 책이다. 저자는 특이하게도 불교도로 이 책을 집필했지만 이후 크리스천으로 개종하고 인간 심리와 기독교 신앙의 통합을 지향하는 글을 쓰는데 집중했다. 이 책이 출판된 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랑을 받고 있는 데 그 이유는 삶에서 마주치는 고통과 정면으로 맞서고 극복해 나가는데 필요한 '자기 훈육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선정 최장수 베스트셀러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2018-02-16

[이 책을 공유합니다] 책은 도끼다(2011) · 다시, 책은 도끼다(2017)

새해 들어 시작한 책 소개 코너로 한인들에게 다양한 책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이번에는 LA한국문화원의 김낙중 원장이 공유하는 두 권의 책입니다. 책은 도끼다(2011) 다시, 책은 도끼다(2017) 저자 박웅현 출판사 북하우스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이 책들은 광고인 박웅현의 인문학 강의를 엮은 것으로. 한 줄의 글, 한 마디의 말로 사람들을 바로 사로잡아야 하는 광고인이, 나무를 시원하게 쪼개듯이 사람들 마음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읽었던 주옥같은 책들의 명문장들을 자신의 경험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수많은 히트 광고를 만들어 낸 저자는 무엇보다도 남들보다 더 많이, 더 빨리 읽으려하지 말고, “천천히” 내가 읽고 있는 글에, 내 감정을 들이밀어 그 한 줄의 의미를 되새겨보기를 권한다. 좋은 책, 좋은 글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박웅현의 책은 다른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책 안에 많은 책이 담겨있다. 독자들이 또 다른 책을, 또 다른 누군가를 궁금하게 한다. 그의 책을 읽고 나면 김훈의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이 읽고 싶고 판화가 이철수의 작품이 보고 싶다. 2011년에 출간된 첫 번째 책 ‘책은 도끼다’는 자신만의 독법으로 창의력과 감성 넘치는 책들을 소개하면서 스테디셀러로 등극했다. ‘다시, 책은 도끼다’는 5년 만에 낸 후속작이다. 이 책 역시 시, 소설, 에세이를 비롯해 예술과 역사 등 다방면의 책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을 이야기했다. 두 책 모두 인문학강의를 했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박웅현은 광고인으로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대학원에서는 텔레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제일기획에서 광고 일을 시작해 제작본부 국장까지 올랐으며 다수의 광고상을 받았고 칸국제광고제와 아시아퍼시픽 광고제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현재 TBWA코리아의 크리에이티브 대표로 있다. 그는 귀에 익은 수많은 유명 광고를 만들어냈는데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혁신을 혁신하다’ 등의 카피가 대표적이다. 그의 또 다른 책 ‘여덟 단어’ 역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여덟가지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한 책이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2018-01-26

이 책을 공유합니다 '피버 피치'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데 요즘은 스마트폰에 밀려 책 한번 펼치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 중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도 고민스럽죠. 결국 별 생각 없이 베스트셀러 중 하나를 집어 들게 됩니다. 그래서 2018년에는 다양한 책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의 한인들은 어떤 책을 좋아할까요. 첫 책으로 LA중앙일보 조원희 막내 기자가 추천하는 책을 공유합니다. 피버 피치 저자 닉 혼비 역자 이나경 출판사 문학사상 '피버 피치'는 영국의 작가 닉 혼비가 1992년에 쓴 에세이다. 글은 자신이 유년기에 어떻게 축구를 좋아하게 됐고 영국의 축구팀 아스날을 응원하게 됐는지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이후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축구와 함께 지나왔는지를 담담하게 서술한다. 작가와 관심사가 비슷한 나는 피버 피치를 여러 차례 읽었고 그때마다 가슴에 다가오는 부분이 달랐다. 2017년 피버 피치를 다시 한번 읽을 때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 부분은 "정신적 성장이 육체적 성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피할 수 없고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지나고 나서 보니 정신적 성장은 자신이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다"라는 부분이다. 축구장에만 가면 어린애가 되는 닉 혼비처럼 나도 살면서 어린애처럼 굴 때가 있다. 2018년에는 나 자신의 의지로 좀 더 정신적으로 성숙한 인간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해 보며 이 책을 독자에게 추천한다. 조원희 기자 못 말리는 축구광의 이야기다. 책의 저자인 혼비는 경기가 있는 날이면 시합 몇 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아스널 홈구장 근처에 사는 것이 오랜 소원이며 애인과의 데이트보다 축구 관람이 우선일 만큼 광적인 팬이다. 그래서 전세계 축구 마니아들과 공감대를 함께한다. 책은 축구라는 소재를 통해 한 남자의 정신세계와 영국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어 흥미를 끄는 작품이다. 책은 영화로도 제작됐는데 1997년에는 영국의 데이비드 에반스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킹스맨의 콜린 퍼스가 주연을 맡았다. 2005년에는 할리우드에서 축구 대신 야구로 소재를 변경해 영화로 제작인기를 모았다.한국명은 '날 미치게 하는 남자'였다. 올해는 월드컵이 열리는 해이니만큼 '피버 피치'를 한번 읽어보는 것도 월드컵을 보는 재미를 배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수연 기자

2018-01-19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